LG CYON SH110 사용기

지난 3월...
화이트 데이에 여자친구에게 무엇을 선물할까 고민하다...
멀리 떨어져 있는 점을 감안하여 화상통화 폰을 사주기로 하여 며칠간 검색 작업을 했었다.

선택 기준은
1. CYON, SKY, 모토로라 모델 중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애니콜 모델은 제외.)
2. HSDPA 단말 중
3. 디자인이 예쁜 제품. 이었다.
(여기에 추가로 블루투스와 모바일 뱅킹이 지원되면 추가점이 있었다.)

그 중 KH-1300과 SH110 두 모델이 최종적으로 남았었는데...
여자친구가 SKT를 쓰고 싶어하여 결국 110을 선택하게 되었고, 그 간 사용하며 느꼈던 점들을 끄적거려 본다.
개통한지 정확히 43일째 되는 날 사용기를 작성하는 나도 어지간히 귀찮은가보다...

1. 장점

가장 먼저 이 모델은 그립감이 무척 좋다.
처음 손에 쥐었을 때... '그래 바로 이런 느낌이야!'라고 외쳤을 정도로 이 모델은 그립감이 좋다.
일단 부드러운 무광택 재질을 사용한데다, 두께나 크기도 적당해서 손에 쥐면 착 달라붙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처음부터 꽤나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뛰어난 그립감에 만족하여 슬라이드를 열어보면, 밝고 선명한 화면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타 단말기와 동일한 스펙이지만 왠지 모르게 밝고 선명한 화면을 지닐 수 있는 비결이 뭔지...
몇몇 단말기와 비교해봤는데... 확실히 밝고 선명하다.

그리고 이 모델은 벨소리가 무척 크다. 진동 역시 쎄다.
이 점 역시 마음에 든다.
어지간한 곳에서는 전화나 문자가 와도 다 알 수 있다.
전화 온 거 모르고 못받았다가, 전화 왜 안받냐고 혼나지 않게 되서 이 역시 무척이나 기쁘다. ;;;

화상통화 기능도 쓸만하다.
상대를 5분간 녹화할 수 있고... 그것으로 화상을 대체할 수 도 있다.
화상통화 중 애니메이션 아이콘을 보내거나, 채팅을 할 수 도 있다.

글씨체도 다양하게 지원하고, 지하철노선도와 전자사전 기능은 꽤나 유용하다.
디자인 역시... 뛰어나지는 않지만 무난한 정도로, 보고 또 봐도 쉽게 질리지 않는다.
버튼의 구조나 배열도 뛰어난 편이며... 키 반응속도도 좋다.
카메라나 동영상 역시 성능이 제법 쓸만한 편이며, MP3 플레이시 음질도 괜찮다.
그 외 블루투스 기능 및 멀티태스킹 능력도 상당한 편이다.


2. 단점

우선, 화상통화 품질에 대해서 얘기하고자 한다.
화상통화의 경우 단말기 스펙도 중요하지만, 통신사 자체의 문제도 있는 만큼...
동일한 조건에서 애니콜 W200 모델과 비교를 해보았는데, 110 보다는 200이 좀 더 나은 영상을 보여주었다.
그 차이가 큰 것은 아니고, 도토리 키재기지만...^^
(5월 9일 LG KH1300과 비교해봤는데, 1300 품질이 가장 좋은 것 같다.)

그리고 내장메모리가 52M 밖에 되지 않는 점과 카메라의 줌 기능이 없는 것은 무척 아쉽게 느껴진다.
더욱이 음악파일 재생시 리스트 기능이 없다는 것은 꽤나 충격적이다.
그걸 언제 다 선택하고 있겠냐는;;; 요것 때문에 내장메모리를 52M로 한 건 아니겠지...
또한, 벨소리를 두 개 밖에는 넣을 수 없게 되어 있는데... 이건 왜 그런거지?
쓰다보니... 좀 비상식적인 부분들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리 신경쓰지 않는 부분이라 패스~

그 외 자잘한 버그들이 좀 있었는데...
화면이 먹통된다거나, 재부팅된다거나... 요 부분은 최근에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수정했다고 한다.


3. SKT의 문제...

나는 110 모델을 사용한 후... 한 달 동안 두 번이나 단말기 교환을 받았다.
단말기를 교환하게 된 이유는 SMS 수신 불량이었다.

우연히 SMS 수신이 안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자주 있는 게 아니라 어쩌다 한 번 그러는 거였지만...
한 번 그러면 두세시간 동안 SMS 수신이 안되는 것이다. 전화 송수신이나 SMS 송신은 되는데 수신만!!!

처음에는 LG A/S 센터를 방문하여 사정을 설명한 후 그냥 교환받았는데...
두 번째 동일한 증상이 나타나자, 이번에는 A/S 기사님께 정확한 설명을 요구하게 되었고...
단말상 문제는 없고, SKT 망 문제인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더불어, A/S 기사님이 SKT 담당자와 통화하여 현재 발생하는 증상을 얘기해 줬는데...
나에게 보낸 SMS를 SKT 기지국으로는 보냈는데, 기지국에서 나한테 SMS를 보내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이것은 화상통화와도 관계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화상통화의 경우...
지역에 따라 성공여부와 품질이 다르다. 같은 지역이라도 위치에 따라 다르고...
현재 HSDPA 통신망 자체의 문제로 인해 품질을 논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화상통화 자체가 안된다는 것은 SKT의 문제가 아닌가 싶었는데...
SMS 문제 역시 이러한 문제의 연장선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시 말하면...
SKT에서 제공하는 WCDMA 방식이 현재 적절치 않아...
WCDMA 형태의 전송을 요하는 경우 데이터의 손실이라던가 지연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SKT와 KTF 단말로 테스트 해 본 결과, 성공 여부는 KTF가 확실히 우세하고 품질은 비슷하다.)


4. 총평

완벽한 휴대폰은 있을 수 있어도, 그 완벽한 휴대폰을 제품으로는 판매하지 않는다.
그러한 제품이 있으면 소비자들이 그 제품만 구매를 하고, 이후 재구매를 하지 않을테니까...
그것을 알기에 제조사들은 무언가 하나씩 부족한 휴대폰을 계속 생산해내며 재구매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볼때...
110 모델은 현재 내가 사용하기에 무리가 없고, 여러가지 장점들을 갖춘 쓸만한 제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 이 모델을 사려고 하는데 내 의견을 묻는다면...
망설임없이 '괜찮다'라고 얘기를 해주고 싶다.
실제, 그래서 몇명이 이 모델을 사기도 했고...^^

자기에게 가장 잘 맞는 휴대폰은...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면 나올 것이다.
부디 숫자에 현혹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