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모셔오다...

진작에 모셨어야 하는데.... 55년이라는 시간이 걸려서야 모시게 되다니...

당신이 누워 계셨던 곳을 생각하면...

자꾸만 눈물이 흐르고, 마음이 아파온다.

매년 벌초를 하면서, 편히 쉬시라고 얼른 제주로 모시겠다고 말씀은 드렸지만....

편히 쉴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음을.... 난 정말 몰랐다.

이승에서도 갖은 서러움을 다 받으셨는데....

이승을 떠나 귀신이 되어서까지 그렇게 고통을 받으셔야 했다는게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날 찾아오신거구나...

이래서 내게 무언가 말씀을 안하실 수 없으셨던거구나.....

내내 그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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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 있는 할머니 묘를 제주로 이장해 왔다.

그 전부터.. 아버지께서 입버릇처럼 말씀하시곤 했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었던 일이다.


그러다, 내가 꾼 꿈을 계기로 해서....

식구들 모두, 더 이상 늦춰서는 안되겠다는데 뜻을 같이 했고...

청명일과 한식일로 날을 잡아, 이장하기로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하지만, 

출발 며칠전에 사촌동생이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을 하고...

출발일에 기상악화로 비행이가 자꾸 결항이 되자....

다시금 불안감이 엄습해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얼마나 한이 많으셨으면..... 

떠나는 것조차 쉽게 할 수 없으셨을까...


다행히, 마지막 비행기가 정상운행을 하였고...

그 이후부터는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어 깔끔하게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대전에서 화장을 하고, 유골을 제주 납골당에 모신 후...

간절한 마음을 담아 독경을 하는데....

할머니께서도 무척 흡족해하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할머니... 이제는 편히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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