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많은 이유들이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걸 떠나 그 분의 죽음 자체가 너무나 슬프다.

우리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보여주신 분이다.
용기, 신념, 의지, 굳은 결의...
포용, 대화, 이해, 사랑...
그래서 더러는 그 분을 아버지라 표현하기도 한다.

그 분이 이루어 놓은 것 역시 너무나 많다.
정경유착 및 권위주의 타파, 언론과의 긴장 유지, 3권 분립...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 땅에 뿌리내리고자 하셨다.
너무 이념적인 것들인가? 수치화된 자료도 널렸다.




다시는 그 분을 뵐 수 없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너무나 슬프고...
힘들게 쌓아놓은 그 많은 것들이 지금 사라져버릴 위기에 놓여 너무나 안타까운데...
나를 더 슬프고 안타깝게 하는 건...
그 분의 죽음을 말도 안되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혼자 떠안고 간 사람"

노 전 대통령은 임기 중 뇌물을 받는 비리를 저질렀고,
검찰의 끈질긴 수사에 힘입어 그게 밝혀지려 하자...
자신의 도덕성도 유지하고, 주변 사람들도 보호하기 위해 자살을 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게 언론의 힘이겠지.
조선, 중앙, 동아... 이른바 조중동.
아직까지도 대한민국의 언론을 한손에 들고 흔드는 수구 언론들...

하지만, 그 분은 결백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급작스레 발생한 의문의 죽음...
그리고 수많은 의혹들을 남겨둔채 서둘러 종료하려는 듯한 경찰의 수사.

위대한 업적은 둘째치더라도, 전직 대통령이 죽음을 맞이한 엄청난 사건이다.
과연 이게 말이 되는가?

아... 그렇지...
어느샌가 나는...
말도 안되는 나라에서 살고 있었지...


나는 그 분의 자살을 믿지 않는다.
이성적이기보다는 논리적이었던 그 분이라면 절대 그럴 리 없다.
아니, 굳이 어떤 논리나 이유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그냥 그럴리 없다라는 믿음이 있다.


사람들은 얘기한다.
기득권 세력에 맞서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하셨던 힘 없는 대통령이라고...
하지만...
그 분은 여느 대통령보다 가장 힘 있는 대통령이셨다.
의식있는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기에...
광장에 켜지는 촛불이 하나씩 늘어나는 것이 이를 반증하는 것일테지.

그 분의 죽음이 슬픈 이유는 너무나 많다.
하지만, 그 모든 걸 떠나 그 분의 죽음 자체가 너무나 슬프다.


덧)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2MB 정부를 비판하는 친구가 있다.
언젠가 내가 그 이유를 물었는데, 우물우물 거리며 제대로 얘기를 하지 못했다.
그 모습에서... 주변 사람들이 그러니까 따라서 그러는 것 같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만약 그런 것이라면...
정말정말 잘못된 행동이라 생각한다.
차라리, 아무 이유없이 그냥 좋다라고만 해도 충분할텐데...

이 글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지만, 단순 자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중요한 건...
여러가지 사실과 정보들을 자신의 기준에서 판단하는 것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