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션 배우기...

내가 자주가는 홈 구장에는 고수가 한 명 있었다.
자주 놀러가다 보니 안면을 트게 된 사이라 이름은 모르지만...
우리는 그를 '물이천'이라 부른다.

그 분은 처음부터 3구만 배우기 위해 사부를 모셨으며,
처음 석달동안은 큐를 잡는 자세만 연습했는데, 종이컵 연습을 하루에 7,000번씩 했다고 한다.
그렇게 석달이 지난 후 처음 게임을 했는데... 사부가 30개를 놓고 치라고 했단다.

그 이후로,
모든 스포츠가 마찬가지지만...
당구 역시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물이천의 신조가 되었고,
자세의 중요성은 200이 넘어가면 몸으로 느끼기 시작한다고 한다.

그런 물이천이 가장 존경하는 선수가 바로 브롬달이다.
자신이 보기에 가장 정석적이면서도 완벽한 그 자세...
그래서 브롬달의 자세를 잡기 위해 노력했으며, 3구를 가르쳐 줄때는 항상 브롬달의 자세를 추천한다.

우리 역시 브롬달의 자세를 배웠고,
어색했던 자세가 몸에 익숙해지는 속도와 비례하게 3구에 대한 실력도 늘어갔다.
아직 점수는 120 그대로이지만,
우리 당구장 내에서는, A급 120으로 통하는 자부심도 생겼다. ㅋㅋㅋ


물이천이 우리 당구장에 발걸음을 끊은지 어언 몇달이 되어간다.
핸드폰이 없는 분이라 연락할 방법이 없고..... 통 소식이 없다고 한다.
갑자기, 어디서 뭘 하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요즘에는...
그 분의 제자(당구장에서 일하시는 형인데, 우리 당구장에선 수제자였다.)에게 배우고 있다.
당구장 점수로 300.
물이천이 보여주던 그 신기의 샷을 100% 따라하지는 못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물이천의 세계에서 그랬던 것일뿐....
우리 세계에서 그는 여전히 고수이다.


물이천(과 수제자)에게 배운 것들을 쭉 돌이켜보면, 당구를 잘 치는 법을 배운 것 같다.
그런데 당구장 사장님이 가르쳐 주는 것은 당구를 이기는 법이다.
ㅋㅋㅋ
역시 묘하게 다른 점이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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