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
신종 인플루엔자...
몇 명이 죽었네, 변종이 발견됐네... 언론에서 그렇게 떠들어대도, 크게 와닿지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래도 나와 가까운 사람이 아프다니 참 걱정이 되더라. 이래서 사람을 간사하다고 하는 것일까.

여튼...
고열을 동반한 감기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는 처제의 급전화를 받고, 처제 집으로 달려갔다.
버스가 아닌 택시를 타고!!!
아파서 쓰러져 있는 처제를 데리고, 신종플루 지정 병원 중 가장 가까운 건대 병원을 찾아갔다.
일요일이라 응급실을 찾아 가서 증상을 얘기했더니...
신종 인플루엔자 임시 진료소로 가는게 나을 거란 친절한(?) 설명을 들려줬다.
다행히 응급실 바로 앞에 진료소가 있었다.
장례식장이 응급실 바로 앞에 있는 건 왜그리 잊혀지지 않는걸까;;;

임시 진료소 안으로 들어서는데 순간 흠칫거렸다.
가건물로 지어진 것은 그렇다 치러다도...
정신병원을 연상케하는 하얀색 페인트에,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은 왠지 좀...
뭐 시간 관계상, 그리고 위생 관계상 그러려니 하고 그냥 넘어갔다.

접수를 한 뒤 처제와 중전이 진료를 받으러 들어갔고...
나는 동서(?)와 대기석에서 기다렸는데, 주위를 둘러보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신종플루가 의심되는 사람들이 오는 곳이고, 게중에는 확정 판정을 받은 사람도 있을 터인데...
환기를 전혀 안하고 있는 것이었다.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고를 하는 건 좋지만...
영하의 날씨 때문에 문을 열어놓지는 못하더라도, 버젓이 달려있는 환풍기라도 틀어야하는거 아닌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꺼림칙했다.
멀쩡한 사람이 왔다가 감염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목이 말라 정수기에서 물을 마시고 싶은데... 선뜻 다가가지 못하는 건 왜인지;;;

검사결과가 화요일에 나온다니 기다려봐야겠지만...
다행히 열이 떨어져, 음성 판정이 나올 것 같아 마음이 좀 놓이긴 한다.
오히려, 같이 갔던 사람들한테 비슷한 증상이 나올까 더 걱정이 된다.

신종 플루가 무서운 게 아니라,
신종 플루 때문에 진찰받으러 가는 병원이 더 무서운 것 같다.

덧1)
한 가지 더 웃긴 건 진료시간이 17:00까지더라.
저녁이나 밤에 아파서 온 사람들은 어떡하라는 걸까?

덧2)
진료비는 약값까지 다 해서 10마넌 좀 안됐던 거 같다. 머가 이리 비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