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생활의 노하우.

혼자 자취생활을 하며 벌써... 열 세번째 봄을 맞이한다.
헉... 벌써 시간이 그렇게 흘렀나.....;;;;
아침에 우연히 자취생활의 노하우에 대한 글을 보게 되어..
그간 겪었던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몇 마디 끄적거려보려한다.
상식적인 얘기도 있겠지만, 이제 막 자취를 시작하려고 하는 이들에게는 꽤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1. 절대불변의 진리 "다리 아픈만큼 좋은 집이 생긴다."

발품을 판 만큼 만족스런 집을 얻을 수 있다는 건 만고불변의 진리이다.
일단, 인터넷이나 생활정보지 등을 통해 자금, 교통 등 조건에 맞는 집을 알아본 후...
적당한 집을 추려냈으면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지형이나, 집 구조 등을 직접 보는 것이 좋다.
절대... 사진이나 도면 같은 것들만 봐서 판단하면 안된다.
이성친구 한 명을 붙잡아 같이 다니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을 것 같다. 미혼 여성에 한 해 같이 가 드립니다.

* 집 보러 갔을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것들.
집을 보다 보면 경제적 조건에 들어맞는 곳은 반지하인 경우가 많은데... 반지하는 가급적 피하자.
어찌보면, 반지하를 벗어나기 위해 이렇게 발품을 파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반지하라고 해도, 아래 사항들만 확인해본다면 한 번 쯤은 살아볼만하지 않을까 싶다.
어찌되었든간에... 이것만큼은 반드시 확인해보자.

1) 계단 갯수를 잘 세보자.
반지하라고 다 같은 반지하가 아니다.
보통 출입문은 1층인데 계단 몇 개 내려가야 현관이 나오고...
현관문을 열면 또다시 내려가는 형태가 일반적인 지하(또는 반지하)이다.
그래서 반지하를 설명할 때... 보통 '계단 몇 개 내려가요~' 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이 계단 몇개에 따라 병원비의 앞자리수가 달라질 수 있으니...
불가피하게 반지하를 선택해야 한다면, 계단 갯수를 잘 세어보자.

2) 배수의 형태.
현관문 앞 배수가 어떤 식으로 되는지 확인하자.
지형이 물이 잘 빠지게 되어 있는지... 배수구멍은 몇개나 있는지... 구멍은 잘 뚫려 있는지.... 등등
비가 좀 내릴 때마다 물이 집 안으로 넘쳐 흐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비단 반지하 뿐만이 아니라 옥탑방에도 해당하는 얘기이다.
본좌는 옥탑이 물바다가 되는 광경을 여러번 목격했다.
더불어, 현관 위에 조그마한 지붕이라도 있다면 금상첨화~

3) 벽은 무엇으로 되어 있는지.
특히, 옥탑방의 경우 잘 봐야 할 것이다.
옥탑 자체가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운 것도 있지만... 가건물로 지어져 있어 그 정도가 심한 편이기도 하다.
음... 간단히 얘기해서 벽을 두드렸을 때 단단한 돌로 되어 있다면 그나마 괜찮은 집이다.
가끔 지붕에 단열재를 넣은 옥탑이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집은 강추!

4) 햇빛이 잘 드는가?
햇빛이 제대로 안 들면 겨울에 상당히 춥다. (추우면 보일러를 많이 틀고, 이게 곧 비용이 된다.)
또한, 하루 24시간... 1년 365일내내 방에 볕이 안들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더불어, 볕이 안드는 반지하라면... 세균 등 바이러스 류에 최적화된 공간이 된다.
바이러스류 따위가 감히 침범할 수 없을 정도의 도검불침 혹은 금강불괴 신체라면 모를까 비추.

5) 수압은 어떤가?
아침에 씻으려는데, 다른 곳에서 물을 같이 쓰는 경우.... 물이 찔끔나오는 곳이 무척 많다.
나중에 샴푸 거품도 제대로 씻지 못한 채 출근하고 싶지 않다면 가볍게 패스~

6) 난방은?

요즘엔 기름보일러 쓰는데 거의 없으니...
예약 난방 및 시간 설정을 할 수 있는지 정도만 봐도 충분할 듯.

7) 공과금은 어떻게 내는가?

일반적으로...
수도세는 1/n을 하고, 전기세는 별도 계량기가 존재하여 나오는 만큼 내면 된다.
다만, 다세대나 일반 주택 같은 경우에는 수도세 두 달에 만원, 전기세는 한 달에 만원 정도 내는 경우도 있다.
뭐, 물론 많이 쓰면 당연히 많이 내야하지만...
터무니없이 많이 요구하거나, 이상한 부대비용(겨울에 특별 관리비 등)이 있다면 다시 생각해보자.

8) 장판을 한 번씩 들어보자.

곰팡이 및 이상한 흔적이 없는지 확인. 반지하는 필수!

9) 화장실 물 잘 내려나는가?
양변기... 요놈이 참 물건이다.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 난감한 것들 이것이 다 처리해준다. ㅡㅡ;
물 잘 내려가는지 반드시 확인하자.

10) 창문 및 각 문의 위치

통풍이 잘 되게끔 되어 있는지 확인.
옥탑이라도 창문과 현관문의 배치가 좋다면 선풍기 없이도 지낼 수 있다.

11) 구조

내가 갖고 있는 살림들이 다 들어갈지... 혹은, 내가 생각하는 구조로 들어갈지 확인 필요.
덜컥, 계약부터 했다가 짐을 버리거나... 다시 이사가는 경우도 종종 봤다.
더불어, 집 주변 환경도 매우 중요하다.
대도로변에 바짝 붙어 있거나, 유흥가가 많은 곳이라면 시끄러워서 살 수 가 없다.
주변에 할인마트, 재래시장은 있는지... 교통은 편리한지... 확인 필수~

12) 가장 중요한... 집주인

월세의 경우,
집주인이 시설보수의 의무를 가지므로 무슨 일 생기면 항상 집주인에게 얘기를 해서 고쳐달라고 하면 된다.
이런 것들....
다 집주인이 좋아야 해주므로 반드시 집주인을 확인하자!

음...
본좌의 경우... 사람답게 사는게 좋다.
그래서 월세도 항상 직접 봉투에 넣어서 갖다 드리고, 가끔씩 마당 같은 것도 쓸어주곤 한다.
집주인들은 이런 것들을 무척 좋아해서.... 집에 맛있는 거 하면 갖다주고 그런다.
이런 게 사람답게 사는게 아닐지.....

집주인들 보면, 내 부모님 세대의 분들이 많으셔서 부모님이 생각날 때가 많다.
난 그들을 내 부모님처럼 생각코자 하는데, 그쪽에서 나를 원수처럼 생각하면 어쩔것인가......

2. 문제가 있는 집이 아닌지 반드시 확인하자.

마음에 드는 집(또는 방)을 찾았다면...
이제 계약을 해도 안전한지 확인을 해봐야 한다.
아마, 부동산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경우가 이것 때문일 것 같은데... 의외로 간단하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http://www.iros.go.kr)에 접속하여 부동산등기부 등본을 열람한다.
등본 보는 방법까지 설명하긴 힘들 것 같고...
간단하게, 압류나 가압류 처분, 근저당 등이 있는지 확인해보면 된다.

저런 게 있어도 하자가 없는 경우가 있는데...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복잡해질 수 있으므로 깨끗한 집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내 명의로 계약하는 것인 만큼 기분도 깨끗하게~^^

3. 부동산중개업소를 이용한다면 수수료를 아껴라.

개인적으로 그리 권하지는 않지만...
직거래는 불안하다고 생각되거나, 이런 모든 것들이 귀찮다고 느껴진다면 부동산중개업소를 이용하면 된다.

부동산이라 할지라도...
대충 가격만 맞춰서 아무집이나 보여주는 곳이 있으므로, 이것저것 꼼꼼하게 살펴봐야 하며...
수수료 갖고 장난치는 곳도 많기 때문에 수수료 계산법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부동산에서 취할수 있는 법정수수료는 전세(월세 포함)금의 0.5%(5천만원 미만)이다.
전세 3000만원이면, 3000만원 * 0.5% = 15만원이다.
아.... 얼마나 비싼가.... 15만원이면 한달치 생활비인데... ㅠㅠ

월세의 경우....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이라고 하면...
"보증금 + (월세 * 100) = 전세금" 공식에 따라 전세 3,500만원이 된다.
따라서 이 경우 수수료는 17만5천원이다.
아.... 정말 비싸다.... ㄷㄷㄷ

스스로 계약하는 거 그리 어렵지 않으니...
이 글 프린터해서 스스로 해보자~ 아주 쉽다. 나중에 밥 한끼만 사면 된다...;;;

4. 보증금은 최대한으로 올리고, 월세는 최대한으로 내려라.

여유가 좀 있다면 전세를 구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전세가 어렵다면, 월세를 가되... 최대한으로 보증금을 늘리고 월세를 줄이도록 협상을 하자.
보증금 500만원 + 월세 35만원 = 보증금 1000만원 + 월세 30만원 = 보증금 2000만원 + 월세 20만원
보통, 1부 이자를 쳐서 보증금 100만원 = 월세 1만원 정도로 조절한다.

월세의 경우...
새로 들어오는 사람 보증금을 받아서 나가는 사람에게 주는 형태로 보증금 에누리는 어려운 편이다.
다만, 종종 이런 경우가 있다.
여유있게 사시는 어르신들이... 노후생활로 방 내놓는 경우.
이런 집은 정말 환상이다.
보증금도 막 깍아주시고.... 월세도 막 깍아주신다.
본좌의 경우, 1-12) 노하우를 이용하여 보증금 300에 월세 10만원까지 깍은 적도 있다.
어떤 일이든 협상할때는 진실되고, 예의 바르게^^

5. 살림장만

여유가 좀 된다면 모를까... 자취생활을 하는 입장에서는 살림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자취를 처음하거나... 이사를 자주 다녀야 하는 사람인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재 거주하는 사람(내가 들어가면 나오는 사람)에게 물려받는 것으로,
갑작스런 출장이나, 본가로의 복귀 혹은 결혼 등의 이유로 살림을 얼른 처분하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런 기회를 잘 포착하여 저렴한 가격에 일괄구매를 하게 되면...
저렴하게 살림도 구하게 되고, 이사에 따른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가끔... 무료로 주는 경우도 있으니 착한 일을 많이 해두자~^^

이런 것이 없다면..... 벼룩시장, 중고장터 등을 최대한 활용하자.
그리고, 가장 먼저 사야하는 것은 세탁기임을 명심하자.

6. 계약시 주의사항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으면, 계약만 하면 된다.
계약을 할 때 필요한 것은... 주민등록증, 도장, 계약금 영수증이다.
아, 얘기하지 않아도 보증금 잔금을 챙겨가는 센스~

계약을 하러 가면 집주인이 계약서를 준비했을 것이다.
각자의 주민등록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한 다음, 계약서를 작성한다.
다른 것은 다 양식에 따라 기재를 하므로 어려운 점은 없는데...
금액 부분을 한문으로 적을 때 제대로 적는지 확인을 하려면 기본적인 한문은 알고 있어야 한다.
아, 이건 되게 어렵구나 ㅡㅡ;

이름까지 다 적고 도장을 찍었으면, 보증금 잔금을 지불한 후 영수증을 받는데...
계약서에 보증금 잔금 지불에 대한 내용을 기재하면 별도 영수증은 안받아도 된다.
(계약금 영수증은 주인을 주거나, 그냥 파기하면 된다.)

그 외에 특별한 것은 없다.
계약기간은 1년으로 하는 것이 무난하고, (예, 2006년 4월 19일 ~ 2007년 4월 18일)
보증금을 거는 경우에는 월세가 후납이다. (예, 2006년 5월 18일에 첫번째 월세 지급)

아. 특이사항 혹은 특약사항이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은 양측간의 합의하는 내용을 기재하는 부분이다.
집을 보러 갔는데 화장실 문이 고장나서 몇 일까지 수리를 해주기로 했다거나 하는 부분을 적으면 된다.
만약, 집주인이 해주기로 한 것이 있으면 적어놓는 것이 좋다.
특히, 계약종료시 무조건적으로 보증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은 가급적 기재하는 것이 좋다.
이 부분은 상호 신뢰가 걸려 있는 관계로 분위기가 안좋아질 수 있으니 적당히 눈치를 보며 진행해야 한다.

7. 계약후 해야할 것

계약이 끝났으면, 해당 동사무소를 가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으면 모든게 끝난다.
계약서와 주민등록증을 내밀며 전입신고 하고 확정일자 받으러 왔습니다... 라고 하면 다 알아서 해준다.

확정일자란....
계약서에 기재된 내용에 따라 거주지에서 살게 된 내용을 공신력 있는 기관에 확인받는 것이다.
보통 해당 거주지 동사무소에 확인을 받는데...
이렇게 확정일자를 받게되면, 우선변제권이라는 것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즉, 계약된 집에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보증금에 대해서 우선 변제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갖게되는 셈이다.
(글이 길어져 간략하게 설명했으니, 확정일자와 우선변제권이 무엇인지 반드시 확인토록 하자. 반드시!!!)

다만, 확정일자를 받은 계약서를 분실하거나 혹은 전출을 하게 되면 효력이 상실되므로 유의하자!

8. 기타 노하우~

친구들과의 동거는 비추. 동거보다는 가까운 동네에 사는 것을 추천~
아무리 절친한 친구라도 함께 산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것이다.
머 이건 엮인 글을 보면 조금은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어쩔 수 없이 동거를 해야한다면.... 얹혀산다는 마음가짐으로 살자!
나만 청소를 하고, 나만 요리를 하고, 나만 설거지를 하더라도....
난 얹혀사는 사람이기 때문에 군말없이 다 내가 해야한다는 절박한 마음가짐으로 살면...
그나마 큰 문제없이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ㅡㅡ;

쓰레기는 매일 비닐에 모아두고, 학교나 지하철역에 버리면 쓰레기 봉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는 양변기를 활용하면 된다. (잘게 부숴야 안 막힌다. 막힐 땐 푸카푸카 강추!)

이사를 오면 반드시 집들이를 하자~
수없이 이사를 해본결과, 집들이 비용보다 그에 따른 선물이 더 가치 있다.
집들이 음식은 삼겹살에 소주 추천~

이삿짐을 쌀 때는...
이불에 쫙~ 펴고, 거기에 물건을 쏟아부은 후... 네 모서리를 잡고 어깨에 짊어지고 가는 것이 가장 편하다.

9. 살림장만에 열을 올리지 마라~

마지막으로...
처음 자취를 시작했다면, 살림장만에 열을 올리지 않도록 한다.

만일, 전세 계약을 해서 결혼 전까지 주욱~ 살거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해마다 이사를 다녀야 할 터인데, 가는 곳마다 내 살림이 다 들어간다는 보장이 없다.
또한 살림이 많으면 많을 수록 이사비용은 증가한다.

월세를 사는 사람이라면... 살림은 대충 써라.
없으면 없는데로 다 살게된다. 이런 것들이 다 자신만의 노하우로 축적되어 가는 것이다.
이런 비용들 아껴서 보증금을 더욱 모아서... 점점 월세가 적은 곳으로 옮겨가자.



이 정도만 주의를 한다면, 나름 괜찮은 자취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살면서 불편한 것들은 반드시 기록을 해 놓은 후 다음 번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모든 자취생들이 마음에 드는 집을 골라, 편안히 살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글을 쓰다보니....
나도 어여 결혼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나 좀 안데려가나...... >.<


2010/01/06 - 겨울철, 보일러 배관 동결 및 동파 방지!
2008/10/20 - 변기 뚫는 법.